정밀 태양광 자원 지도 완성
진주~대구~안동 '선벨트'… 태양광 발전 입지 1순위
일사량 많다고 알려졌던 목포·광주·대전보다 풍부
한반도의 남쪽 전역을 가로·세로 4㎞씩 6000여개 격자(格子)로 나눠 그 구획마다 햇빛의 세기를 측정한 '정밀 태양광 자원 지도'가 처음으로 나왔다.
기상청 소속 국립기상연구소는 23일 "최근 1년간 전국 기상 관측망과 인공위성 관측자료 등 활용 가능한 모든 데이터를 동원해 햇빛이 어느 곳에 얼마만큼 내리쬐는지 한눈에 알 수 있는 태양광 정밀 지도를 완성했다"며 "친환경에너지인 태양광·태양열 발전소의 입지 선정과 발전(發電) 효율성 등을 판단하는 데 필수적인 자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간간이 선보인 태양광 지도는 격자 수가 50~60개 수준으로, 이번 정밀 지도는 이보다 100배 이상 해상도가 더 높아졌다.
지도에 따르면 일사량(日射量·태양의 복사 에너지가 땅에 닿았을 때의 세기)이 가장 풍부한 국내 최대의 '태양 벨트(belt)'는 경남 진주~대구~경북 안동을 잇는 길이 200여㎞에 20~60㎞ 폭으로 형성돼 있다.
작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1년간 이 지대에 내리쬔 일사량은 지표면 1㎡당 약 5200~5900MJ(메가줄·에너지 단위)로, 효율이 100%인 태양전지를 사용할 경우 매년 1445~1640㎾h(킬로와트시)의 전력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됐다. 전국 평균(4953MJ)보다는 5~19%가량 일사량이 더 많았다. 일사량이 가장 많은 곳은 경남 진주, 가장 적은 곳은 제주도에 위치해 있었다.
각 지역의 일사량 분포도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크게 달랐다. 그동안 국내 태양광 사업자들과 연구자 등에게 전남 목포와 광주 등 남서해안과 대전·서산 등 서해안 쪽 도시들의 일사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이번 정밀 지도에선 오히려 영남권이 훨씬 더 풍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기상연구소 최영진 응용기상연구과장은 "지도를 보면 서쪽보다 동쪽 지방의 일사량이 뚜렷하게 많은데 이는 백두대간이라는 지형적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며 "편서풍 기류가 높은 산을 타고 오르는 과정에서 비를 뿌려 산맥을 넘은 뒤에는 그만큼 구름·수증기가 줄어드는 대신 햇빛이 잘 내리쪼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위도가 낮아 일사량이 많아야 하지만 오히려 전국 평균의 90% 안팎 수준에 그쳤다. 최영진 과장은 "해양성 기후에 속하는 제주도의 경우 구름과 수증기가 많아 위도 요인이 상쇄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상연구소는 내년 말까지는 독일 등 선진국처럼 가로·세로 1㎞ 격자의 '초정밀' 태양광 지도를 개발키로 했다. 국회 환경노동위 조원진 의원(한나라당)은 "태양광 발전소의 입지를 과학적으로 선정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만큼 앞으로 친환경에너지인 태양광 발전의 생산성도 대폭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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