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에너지관련

닷컴 대신 '와트컴(Watt.com 대체에너지 기업)'에 돈 몰린다

SOLAR TRADE 2008. 3. 16.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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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컴 대신 '와트컴(Watt.com 대체에너지 기업)'에 돈 몰린다
■ 세계는 지금 대체에너지 전쟁
강희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전 세계의 관심이 대체 에너지로 쏠리고 있다. 2007년 한 해, 전 세계에서 대체에너지 분야에 투자된 금액이 1000억 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래프 참조〉 태양광, 풍력, 바이오 세 분야에 해당되는 전 세계 상장기업들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역시 1000억 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38% 정도에 해당한다. 태양광 분야 기업으론 샤프(Sharp·일본)와 큐셀(Q-Cells·독일)이 대표적이고, 풍력 분야에선 베스타스(Vestas·덴마크), 가메사(Gamesa·스페인) 등이 잘 알려져 있다.

미국의 투자은행(IB)들 사이에 과거의 닷컴 붐을 본떠 '와트컴(Watt.com·전력의 단위인 와트에서 비롯된 것으로 대체에너지 기업이란 뜻)'이라는 신조어가 나올 만큼 최근에 관심과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돈의 흐름을 가장 잘 파악하는 투자은행들이 대체에너지를 최고의 블루칩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향후 시장 가능성이 높다는 방증이다. 또 대체에너지 관련 기업들의 내부 역량도 이제는 어느 정도 성숙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풍력 에너지의 경우 일부 지역(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이미 화석 연료로 생산되는 전력에 못지않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이오연료 역시 최근 유가 급등의 영향으로 휘발유, 경유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가격 경쟁력이 개선됐다. 태양광 등 몇몇 대체에너지의 경우 정부의 지원(보조금 및 발전차액지원)이 없이는 여전히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지만, 각국 정부(특히 독일을 중심으로)의 지속적이고 대규모의 지원에 힘입어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각국 정부는 크게 세 가지 이유로 대체에너지 개발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고 있다.

첫째, 고유가의 지속이다.

둘째, 기후 변화와 관련하여 국제적으로 온실가스 감축 압력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대체에너지와 같이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된 기술 및 산업이 향후 국가 경쟁력의 척도가 될 것이며, 이에 실패한 국가는 지속적인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업들은 왜 대체에너지 개발에 관심을 보이는 것일까? 무엇보다 이 분야가 돈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예전에 글로벌 기업들은 대체에너지를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보았던 것이 사실이다. 즉 기업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접근하면서 이 분야를 대차대조표의 비용 항목으로 간주했다. 하지만 최근 기업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대체에너지를 미래의 신성장동력이라는 전략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GE, 도요타, BP, 듀퐁 등 세계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은 대체에너지를 주요 사업 포트폴리오의 하나로 설정,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에너지 분야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이러한 트렌드에 미리 올라타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GE는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 에코매지네이션(ecomagination·환경과 상상력의 합성어로 환경적 도전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하자는 GE의 사업전략) 분야에 대한 R&D 투자 비중을 전체 투자의 14% 정도로 설정했다. 도요타는 프리우스(Prius) 등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통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셸(Shell), BP를 중심으로 하는 여러 에너지 기업들이 기존의 유통 및 판매망의 우위를 기반으로 바이오 연료 등 대체에너지 분야 투자를 늘리는 것 역시 선점 전략의 일환이다. 셸은 2002년 아이오젠(IOGEN)사에 대한 지분 투자를 통해 차세대 바이오 에탄올에 진출했으며, BP는 2006년 6월 '에너지 바이오 사이언스연구원'을 개설하고 대학들과 공동으로 바이오 연료 작물 생산성 증대 연구를 위해 10년간 5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샤프·교세라 등 전자기업들이 반도체 및 LCD 기술을 바탕으로 태양전지 분야에 진출하는 것이나, GE·지멘스 등이 항공이나 기계 기술을 바탕으로 풍력 분야에 진출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대체에너지에 쏠리는 관심은 이제 일과성 쇼로 끝날 것 같지는 않다. 이미 방아쇠는 당겨졌고 누가 빨리 선점하느냐의 문제가 된 것이다. 한국에서도 그동안 진출을 망설였던 대기업들이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태양광 분야에는 현대중공업LG 등 대기업들이 진출하고 있고, 풍력 분야에 현대중공업·두산중공업·효성중공업 등이 참여하고 있다. 연료 전지 분야로는 포스코·GS퓨얼셀 등이 진출하고 있다. 중소·중견기업들도 부품 및 소재 분야에 잇따라 진출,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면서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오랜 기술 개발과 시장 평가를 거쳤던 선진기업 및 정부에 비하면 우리는 늦은 편이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03년 신재생 에너지 중 수소연료전지 분야를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한국의 강점인 '신속한 추격자(fast follower)'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대체에너지는 향후 우리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대체에너지]


화석(化石) 에너지처럼 한번 쓰면 그 이용 가치가 소멸되는 에너지와는 달리 지속적인 재생산이 가능한(renewable) 에너지. 태양광과 풍력, 바이오, 지열, 조력(潮力)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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