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태양광

LG경제연구원 ‘소비자의 전기 사용 방식이 달라진다’

SOLAR TRADE 2009. 11. 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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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경제연구원 ‘소비자의 전기 사용 방식이 달라진다’
K모바일  LG경제연구원 홍일선 선임연구원  
지금까지의 전력시장에서 소비자의 역할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미래에는 전기의 소비, 유통, 생산 전체를 좌우하는 현명한 구매자가 등장할 것이다. 미래의 전력시장의 모습을 진화하는 소비자의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수동적으로 전기를 사용해왔다. 전력회사에서 공급하는 전기를 별다른 고민 없이 구매해온 것이다. 일반적으로 제품을 구매할 때 가격, 성능, 효용가치, 개인선호등을 꼼꼼히 따지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단순한 의사결정과정이다. 사람들이 전기를 국가가 저렴하게 제공하는 생필품 정도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달에 한 번, 사람들이 우편함에서 전기 요금 고지서를 발견할 때야 비로소 전기를 구매하고 있음을 자각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미래에는 적극적으로 전기를 ‘쇼핑’하는 소비자가 등장할 것이다. 꼼꼼한 소비자들은 마치 신용카드 내역서를 보고 다음달 지출 계획을 세우는 것처럼 개별 기기별로 전기사용량을 확인하고 제품별 관리 계획을 세울 것이다. 또한 일부 소비자는 생산자 확인이 가능한 유기농만 구매하는 것처럼, 조금 높은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신재생 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만을 원할 수도 있다.

현명한 전력 소비가 중요해지는 이유

전기 소비 방식의 변화가 필요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생산을 늘리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보통신기기의 증가, 모바일 기기의 확대, 개도국의 산업화 등 글로벌 메가 트렌드로 인해 전기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국제 에너지 기구인 IEA의 World Energy Outlook 2008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 소비량은 1980년부터 2006년까지 2.6배로 증가하였으며, 2030년까지 현재 수준에서 1.8배 늘어날 전망이다. 또한 전체 에너지 소비 중 전기가 차지하는 비중도 현재 16.3%에서 20.9%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전기는 다른 에너지들에 비해 상당히 빠른 소비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다.

이에 반해 전기 생산량을 늘리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발전 및 송배전 설비 증축에는 상당한 비용과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발전에 필요한 가스, 석탄 등 주요 에너지원의 가격 변동폭이 커지면서 비용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 게다가 최근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지면서 안정된 전력공급원인 원자력 발전소를 추가로 구축하는 것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환경오염, 핵폐기물, 사고위험 등 아직 미결된 과제들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쉽게 자신의 뒷마당을 내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탄소 배출권 거래, 신재생 에너지의무할당제 등이 도입될 경우, 전력 생산을 늘이기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지금처럼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전기를 생산한다면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할수록 지불해야 하는 비용도 늘어나게 된다. 탄소 배출권 거래가 시행된다면 전력회사는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탄소배출량이 기준치를 넘을 경우, 이에 상응하는 배출권을 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신재생 에너지 의무할당제 역시 총 전기 공급량의 일정비율 이상을 태양광, 풍력 등으로 충당해야 함을 의미한다. 결국 비용이 상승하는 것이다.

일례로 전력거래소가 올해 8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탄소 배출권 모의 거래 결과에 따르면 전력회사가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데 드는 비용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 배출량이 많은 유연탄 대신 비싼 액화천연가스(LNG)를 사용하는 발전소가 늘면서 비용이 20~24%가량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무작정 전력 공급을 늘리는 것 보다는 기존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현명한 대안을 찾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소비자 행태 변화 동인

● 피크타임 전력 분산을 위한 인센티브 도입

기존의 전력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 중 하나는 특정 시간에 집중된 전력 수요를 분산시키는 것이다. 지금까지 전력회사들은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최대수요(Peak Demand)에 맞춰 송배전 설비에 투자해 왔다. 이에 따라 평소에는 거의 가동되지 않다가 수요가 급증하는 단 며칠만 제대로 운영되는 발전소도 있다. 따라서 최대수요를 효과적으로 제어함으로써 기존 설비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추가 발전소를 짓는데 드는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이에 따라 최대수요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가 주목받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계절별, 시간대별로 전기 요금에 차등을 두는 것이다. 소비가 많을 때는 전기요금을 높게 매기는 반면 적을 때는 낮게 매김으로써, 최대전력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최대수요가 발생하는 시간에 전기 사용을 줄이는 소비자에게 할인 요금을 적용하거나, 절감분에 대한 성과금을 지급하는 방법도 있다. 즉 지금처럼 사용 총량에 따라 요금이 결정되는 것과 달리 향후에는 소비자가 전력 시스템의 효율성 제고에 기여하는 수준에 따라 전기 요금이 달라지게 될 것이다.

이미 시간대별 요금제 및 절감분에 대한 성과금 제도는 대규모 공장이나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다. 최근에는 일반 소비자에게 확대 적용하려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2007년 미국 뉴저지주의 전력회사인 PSE&G(Public Service Electric and GasCompany)는 천여 가구를 대상으로 시간대별요금제인 ‘myPower Pricing’을 시범적으로 운영한 결과, 가구당 최대수요를 25% 이상 줄일 수 있었다. 성과급 제도는 아직은 시범단계에 불과하지만 에너지 절감 효과가 탁월한 만큼 향후 빠르게 보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 나아가 미국의 연구기관인 Pacific Northwest National Laboratory는 수급여건에 따라 5분마다 전기 가격이 달라지는 Day Trading을 통해 최대수요를 15%까지 줄일 수 있었다.

● 소비 최적화를 지원하는 실시간 정보 교환

기존 전력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또 다른 가능성은 기술혁신에서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정보통신기술과 전력망의 융합, 즉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가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그 중에서 사람들의 소비 절감을 가능케 하는 스마트 미터기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스마트 미터기란 통신 기능을 추가한 디지털 전력량계로 가정과 전력회사간의 양방향 통신을 가능하게 한다. 본래 전기사용량을 확인하기 위해 검침원이 가정을 방문하던 것을 원격 검침으로 대체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또한 실시간 검침은 실시간 요금제의 전제 조건이기도 하다. 시간대별로 다른 요금제를 적용하려면 사용량도 시간대별로 기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스마트미터기는 전력회사의 비용절감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스마트 미터기 자체 보다는 스마트 미터기를 활용한 실시간 정보 공유가 될 것이다. 즉 스마트 미터기의 진정한 잠재력은 소비자의 전기 사용 정보를 디지털화하여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올려놓을 수 있다는 데 있다. 소비자는 웹, 휴대폰, TV 등 다양한 유무선 통신 매체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전기 사용량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집안에서는 실시간으로 전기 사용량을 알려주는 디스플레이 기기가 새로운 가전으로 등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전력회사에서 스마트 미터기까지 이어 진통 신망 이 가정내 홈 네트워크( HomeNetwork) 혹은 빌딩이나 공장의 에너지 제어시스템과 연동될 경우, 기기별 검침 및 직접적인 기기 제어를 통해 상당량의 전기를 절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의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는 스마트 미터기에 가전기기를 연동할 경우, 그렇지 않을 경우에 비해 최대수요를 50GW 정도 더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07년 기준 미국의 발전 설비 규모의 4.5%이며, 우리나라 발전설비 규모가 73GW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양이다. 또한 컨설팅사인 Brattle Group에 따르면 시간대별 요금제 혹은 실시간 요금제만 실시했을 때보다 자동 제어가 가능한 가전기기와 연동했을 때, 최대수요를 20% 이상 더 줄일 수 있다. 결국 실시간 정보에 구체적인 에너지 절감기술들이 결합되면서, 효과적인 절감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현명한 미래 소비자의 8가지 모습

전기 소비를 효율화하기 위한 소비자 인센티브, 실시간 정보 공유, 실질적인 절감 기술 등은 사람들의 행동을 바꿔놓기 시작할 것이다. 무엇보다 정보를 바탕으로 전기 소비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소비자가 등장하기 시작할 것이다. 일부 소비자는 전기를 사용하는 방식을 바꾸거나, 새로운 유통 시장에 참여할 수도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직접 전기를 생산하는데 참여하는 소비자도 늘어날 전망이다.

1. 전기 소비를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소비자

정보는 사람의 행동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아는 만큼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 소비를 줄이는 것 역시 마찬가지이다. 소비자 자신이 얼마나 많은 전기를 낭비하고 있는지 깨닫는다면 솔선수범하여 소비를 관리하기 시작할 것이다. 합리적인 소비자들은 자신의 돈이 허공에 날아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스마트 미터기를 통한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전기 소비를 직접적으로 관리하게 될 것이다.

① 회계 감사형 소비자

조만간 카드 명세서의 지출 항목을 살펴보듯 전기 사용 명세서의 제품별 전기 사용량을 확인하는 소비자가 등장할 것이다. 기기마다 부착된 검침 기기가 스마트 미터기와 연동된다면 소비자는 손쉽게 개별 기기가 사용한 전력량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소비자는 어디서 전기가 낭비되고, 어떤 기기가 전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 알아차리기 시작할 것이다. 따라서 고효율 제품으로 교체하거나, 쓰지 않는 제품의 플러그를 뽑는 등 에너지 절감 행동들을 실천하는 소비자가 많아질 것이다. 또한 향후 계기별 검침이 일반화될 경우, 제품의 소비 전력, 건물의 에너지 효율 수준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만큼 소비자뿐만 아니라, 가전제품 생산자에게도 고효율 제품의 중요성을 각성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② 벤치마킹형 소비자

기업이 선진사례를 벤치마킹하듯 다른 사람의 전기 사용량을 벤치마킹하는 소비자가 등장할 것이다. 이들은 이웃이나 유사 생활 패턴을 소비자 혹은 모범사례를 기준으로 자신의 전기사용 방식을 객관적으로 반성하고, 스스로 바꿔가기 시작할 것이다. 또한 운전자 사이에 자동차 연비경쟁이 자동차 회사 주최의 연비 컨테스트로 발전하듯이 전기 절약의 모범사례로 선정된 소비자에게는 경제적 인센티브나 칭찬, 격려 등 사회적 보상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온라인 게임처럼 등급제를 도입하는 것도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될 것 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소비자들간 소비 효율화경쟁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소비 포트폴리오를 바꾸는 소비자

전체 전기 사용량을 줄이기 보다는 인센티브의 혜택을 최대한 누리기 위해 자신의 소비 패턴을 바꾸는 소비자도 등장할 것이다. 이들에게 시간대별 요금제 혹은 절감분에 대한 인센티브 도입 등은 전기소비 습관을 바꾸는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다.

③ 타이머형 소비자

시간대별로 전기 요금이 달라지거나, 절감분에대한 성과금이 주어진다면 소비자들은 전기를 사용하는 시간대를 바꾸기 시작할 것이다. 저렴한 가격에 전기를 사용하고 싶은 소비자들은 자신의 생활을 전기 요금 시간표에 맞출 수도 있다. 만약 더운 여름날 2시부터 6시까지 평소보다 훨씬 비싼 요금제가 적용된다면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요금이 저렴한 시간대인 오전에 세탁기를 사용할 것이다. 이런 습관의 변화가 모여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 갈 것이다.

④ 패키지 선택형 소비자

행동 방식의 변화는 소비자 입장에서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다. 이들 중 일부는 시간대별 요금제가 의무화되는 것을 반대할 수도 있다. 또한 새로운 기술에서 새로운 대안을 찾는 소비자도 생겨날 것이다. 전기 요금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지능형 가전은 이들의 ‘wishlist’ 상위에 위치할 것이다. 다만 이런 기기들은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기능을 갖출 필요가 있다. 소비자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으면서도 전기 사용을 관리할 수 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전기 요금이 급증한다고 갑자기 가전기기가 멈추는 것은 소비자에게 달갑지 않은 일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월풀(Whirlpool)은 의류건조기의 회전기능과 온풍기능을 분리했다. 전기 가격이 갑자기 올라갈 경우 상대적으로 전기 사용량이 많은 온풍 기능은 잠시 끄되, 세탁물에 주름이 가지 않도록 회전 기능은 계속 작동시키기 위함이다.

3. 전기 유통 방식을 바꾸는 소비자

지금까지 전기는 생산되는 동시에 소비되는 재화였다. 일부 소형 모바일 기기의 배터리를 제외하고는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수단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새로운 전력거래 시장의 등장과 기술 발전은 전기가 유통되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러한 시장을 통해 아껴 쓴 전기를 내다 팔거나, 전기차 배터리를 차익거래에 활용하는 소비자가 등장할 전망이다.

⑤ 수요자원 시장 참여형 소비자

소비자가 절감할 수 있는 전력량도 거래의 대상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전력시장은 발전업체가 소비자에게 전기를 판매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최근 수요절감이 곧 발전이란 인식이 확산되면서 소비자가 절감할 수 있는 만큼 전기를 내다팔 수 있는 수요자원시장이 생겨나고 있다. 수요자원시장이란 소비자가 절감 가능량과 비용을 입찰하면 시장원리에 따라 판매 가격이 결정되는 시장을 의미한다. 초기에는 주로 대규모로 전기를 사용하는 공장, 기업이 주로 참여할 것이나, 점차 개별 소비자의 절감 가능량을 모아서 대신 시장에 내다파는 별도의 서비스 사업자도 등장할 전망이다.

⑥ 차익거래(Arbitrage)형 소비자

장기적 관점에서 저장장치의 보급은 전기의 유통을 가능케하는 동인이 될 것이다. 전기가 남을 때는 저장했다가, 전기가 부족해지면 다시방전함으로써 전기의 생산시점과 소비시점을 분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정에서는 전기차가 저장장치로 주목받고 있다. 자동차배터리를 이용하여 저렴한 시간대에 전기를 충전했다가, 비쌀 때 되팔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기술적 관점에서는 충·방전 과정의 전력손실을 감수해야겠지만, 경제적 관점에서 최대수요로 인해 발생하는 발전소 건설 비용을 감안하면 전기차를 이용한 차익거래는 매력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4. 생산에 참여하는 소비자

기술의 발전으로 바람, 태양 등 언제 어디서나 존재하는 에너지원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또한 전력망에 정보통신기술이 융합된 스마트 그리드는 소비뿐만 아니라 생산과 유통에 관한 정보도 실시간으로 제공해 줄 것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가 직접 전기를생산하거나, 생산자를 선택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⑦ 생산 참여형 소비자

태양광, 풍력 등을 활용해서 전기를 직접 생산하는 소비자가 등장하고 있다. 빌딩 벽면에 설치하는 태양광 패널(BIPV, Build ingIntegrated Photo voltaic)을 통해 필요한 전기를 생산하고, 남는 전기는 전력회사에 파는 소비자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최근에는 소비자가 직접 발전설비를 소유하지 않더라도 전력생산에 참여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 일례로 미국의 물류회사인 ProLogis는 캘리포니아 폰타나 물류공장 옥상을 캘리포니아 전력회사인 Southern California Edison에게 임대했다. Southern California Edison이 250MW의 대규모 태양광 발전을 넓은 대지대신 다수의 건물 지붕에다가 짓겠다고 선언한 덕분이다. 이는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해답이 될 듯하다. 최소한 태양광 발전을 위해 땅을 갈아엎지는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⑧ 생산자 선택형 소비자

향후 자기가 소비하는 전기가 어디서 생산된 것인지 따져보는 소비자도 등장할 것이다. 이미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에너지원에 프리미엄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 미래에는 소비자가 어떤 지역에서 어떤 에너지원으로 생산된 전기를 구매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가능해질 수 있다. 또한 전력회사는 소비자가 구매한 전기가 어떻게 생산되서, 어떤 경로로 이동되는지 실시간으로 알려줌으로써 눈에 보이지 않던 가치를 드러내줄 수도 있다. 일례로 캐나다 온타리오주의 IESO는 풍력발전에 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할 뿐만 아니라 구글, 트위터에서도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여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래형 소비자를 육성하기 위해 이처럼 소비자의 전기 사용 방식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할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의 행동변화가 반드시 에너지 절감 및 최대 수요를 효율화시키는 방향으로만 나타나지는 않을 수 있다. 특히 에너지 효율화 및 최대수요 감축 등은 국가적 차원에서는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별로 와 닿지 않는 이야기 일 수 있다. 일반 가정에서 몇 천원을 아끼자고 번거로움을 감수하거나, 몇 십만 원짜리 친환경 제품을 선뜻 구매하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소비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서는 소비자의 이익이 공공의 이익과 직결될 수 있는 세심한 정책의 설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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