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N산업뉴스 박영국 기자]친환경과 대체에너지가 전세계적인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미래 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는 태양전지사업을 놓고 삼성과 LG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LG의 경우 LG디스플레이의 TFT-LCD 제조 기술을 앞세워 차세대 태양광 기술인 박막형 태양전지에 주력하고 있는 반면, 삼성은 오랜 기간 반도체 사업을 영위해온 삼성전자의 기술력과 폴리실리콘 수급 능력을 앞세워 보다 안정적인 결정형 태양전지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는 모습이다. 결정형-높은 변환효율·신뢰성 확보…박막형-저렴한 제조비용·다양한 용도 태양전지 시장이 아직 성장 단계에 있는 상황에서 결정형이냐, 박막형이냐의 선택은 사업 자체의 성패를 결정지을 만큼 중요한 사안이다. 디스플레이에서의 LCD와 PDP, 비디오테이프 표준에서의 VHS와 베타 기술에서 볼 수 있듯 시작 단계에서부터 선택을 잘못할 경우 자칫 ´비주류 기술´이나 ´사양 기술´에 발이 묶이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태양전지 기술의 주류인 결정형 태양전지의 경우 이 중 광변환 효율과 신뢰성 등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상용화 기간이 길고, 그동안 기술 개발이 꾸준히 이뤄져온 만큼 광변환 효율이 비교적 높고 신뢰성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것. 결정형 태양전지 기술은 현재 20% 수준의 광변환 효율을 갖추고 있으며, 삼성전자도 최근 이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원료인 폴리실리콘 수급 상황에 따라 제조원가가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은 결정형 태양전지의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반면, 박막형 태양전지의 경우 기술 진입 시기가 상대적으로 짧은 만큼 광변환 효율과 신뢰성 면에서 결정형에 비해 뒤처지지만 폴리실리콘 수급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워 제조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무게가 가벼우며, 벽이나 창문, 지붕 등 여러 형태의 곡면에 부착할 수 있어 활용방법이 다양하다. 실리콘웨이퍼 대신 얇은 유리 혹은 플라스틱 기판(Substrate) 위에 전극을 입히는 방식의 특성상 기판의 크기를 확대해 공정효율을 높일 수 있고, 무게 조절이나 설치위치의 형태 및 굴곡으로부터 자유로운 것. TFT-LCD와 기술적으로 유사해 삼성전자나 LG디스플레이와 같은 LCD 업체가 양산 체제를 구축하기에 유리하다는 점도 박막형 태양전지의 장점으로 꼽힌다.
LG, "대세는 박막형"…전환효율 높여 2012년 양산 LG의 경우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를 앞세워 박막형 태양전지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최근 박막형 태양전지 중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인 11.1%의 광변환 효율을 달성했으며, 내년 12%까지 높인 후 상업생산을 위한 투자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또, 2012년에는 광변환 효율을 14%까지 끌어올려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착수한다는 구체적인 스케줄을 내놓았다. 특히 LG전자는 지식경제부 ´신재생에너지 기술개발사업´ 일환으로 올해 초 시작된 ´대면적 실리콘 박막 태양전지 개발´ 국책과제를 총괄하고 있다. 반면, 박막형과 함께 태양전지 사업의 양대 축으로 육성하려 했던 결정형 사업의 경우 원료인 폴리실리콘 공급을 담당할 LG화학이 관련사업 진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주춤한 모습이다.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지난 7월 2분기 실적발표 후 "폴리실리콘 사업이 투자 우선순위에서 밀렸다"고 말했다. 폴리실리콘 시황이 악화되면서 사업 진출 의지가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올 초 노르웨이 REC그룹과의 계약을 통해 별도의 실리콘 웨이퍼 공급선을 확보해 놓았지만, 그룹 계열 내 자체 공급이 아닌 만큼, 장기적으로 결정형 태양전지 사업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 "안정적인 결정형 먼저"…파일럿플랜트 가동 삼성은 기술적으로 안정되고 광변환 효율이 높은 결정형 태양전지에서 한 발 앞서나갔다. 삼성전자는 최근 월 생산량 30MW(메가와트)급 규모의 태양전지 파일럿플랜트를 가동했다. 비록 연구개발에 사용되는 소규모 물량을 생산하는 설비지만, 양산라인 도입에 앞선 단계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작지 않다. 회사측은 구체적인 광변환 효율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업계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고 밝혀 LG전자의 박막형 태양전지보다 2배가량 높은 20% 내외의 수준을 확보했음을 시사했다. 삼성이 결정형 태양전지 쪽에 무게중심을 둔 이유는 최근 폴리실리콘 수급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당초 박막형 태양전지 기술이 각광을 받았던 배경에는 폴리실리콘 수급난이 존재했다. 반도체 원료로도 사용되는 폴리실리콘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세계적인 공급부족 현상으로 태양전지 사업 진출 업체들에게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더구나 그동안 수급난이 장기화되면서 각 기업마다 경쟁적으로 폴리실리콘 사업에 뛰어들면서 내년부터는 이같은 공급과잉 추세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품귀현상이 발생했던 지난해 폴리실리콘 가격은 스팟(spot, 단기 계약) 물량 기준 가격이 ㎏당 400달러까지 치솟았지만 2010년에는 kg당 100달러, 장기공급 가격은 63달러까지 급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공급과잉으로 폴리실리콘 가격이 하락한다면, 결정형 태양전지가 갖고 있던 핸디캡은 상당 부분 제거된다. 역으로, 박막형 태양전지의 우위도 축소될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 오랜 기간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면서 폴리실리콘을 다뤄온 삼성전자의 경험도 이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한 배경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박막형´ 전환은 필연…타이밍 포착이 관건 물론, 삼성이나 LG 모두 어느 한 쪽에 ´올인´ 하는 것은 아니다. LG의 경우 박막형 태양전지와는 별도로 내년부터 결정형 태양전지 양산에 착수할 예정이다. 박막형은 LG디스플레이-LG전자의 조합을 통해, 결정형은 LG화학-LG전자를 중심으로 양대 축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삼성 역시 결정형 외에 a-Si(아몰퍼스 실리콘) 방식, CIGS(구리인듐갈륨비소) 방식 등 박막형 태양전지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양측 모두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LCD와 PDP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다 시장에서 호응이 좋은 LCD 사업을 집중 육성했던 것처럼 태양전지 사업에서도 비슷한 행보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궁극적으로 태양전지 시장이 결정형에서 박막형으로 옮겨가는 추세는 분명하다는 전제 하에, 박막형 태양전지가 주력으로 자리잡는 시기가 언제쯤이 될지, 그리고 그 타이밍을 정확히 예측해 무게중심을 어떻게 옮겨가느냐에 따라 두 회사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박영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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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전지, ´삼성-결정형´ vs ´LG-박막형´
EBN산업뉴스 원문 기사전송 2009-09-1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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