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술로 태양을 잡는다” KCC의 꿈 ‘차곡차곡’
문화일보 원문 기사전송 2009-09-14 14:07 최종수정 2009-09-1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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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 녹색성장’이 21세기 경제의 키워드로 정착되고 있다.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가 뿜어내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로 인한 온난화가 지구촌의 재앙을 초래할 것이란 경고는 이미 과학적 실증으로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다. 이에 따라 환경오염이 없는 청정 대체에너지 개발은 각국의 지상과제가 됐다. 새 에너지 기대주인 원자력, 수소, 풍력 등 여러 에너지원 중 태양광 발전은 소재의 비용절감 및 기술개발이 급속도로 진행 중인 제1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 ‘미래의 빛’ 발광다이오드(LED)는 정보기술(IT)기기와 조명장치의 필수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주거문화에서도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꿈의 건축자재’ BIPV(Building Integraded Photovoltaic·건물일체형 태양광 발전)가 선보이고 있다. 문화일보는 이들 녹색에너지 신기술을 연구개발하는 기업현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정부의 정책지원을 3회에 걸친 시리즈로 살펴본다.
태양광 발전이 21세기 지구촌의 에너지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건자재업체로 유명한 KCC도 새로운 에너지 소재업체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태양광 발전 핵심부품 100% 국산화에 도전, 상당 부분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폴리실리콘을 비롯, 태양을 잡는 꿈의 소재는 무엇이며 어떻게 만들어질까.
◆태양광 발전 원리와 기본부품 = 빛을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태양전지는 실리콘으로 만든다. 빛을 실리콘에 투과하면 그 에너지가 자유전자를 방출시켜 전류가 흐르게 된다. 이를 증폭시키면 발전이 가능한 것이다.
태양전지의 기초소재는 폴리실리콘이다. 가장 널리 쓰이는 결정질 태양전지는 폴리실리콘으로 만든다. 폴리실리콘은 반도체에도 쓰이는 핵심 소재. 폴리실리콘을 1400도 이상의 고온으로 녹인 다음 천천히 냉각하면, 단결정·다결정 잉곳(덩어리)이 만들어진다. 잉곳을 두께 0.2㎜의 웨이퍼(얇은 판)로 잘라내 그 위에 전기가 흐를 수 있도록 금속회로를 새겨 넣은 것이 바로 태양전지다.
이 태양전지를 몇 겹의 보호재료로 둘러싸 액자처럼 만든 것이 모듈이다. 가로세로 약 1m의 표준형 태양광 모듈 1개에는 약 50여개의 태양전지가 들어간다. 태양광 발전시설은 이 모듈을 수만, 수십만개 붙여 건설한다. 모듈은 중앙의 폴리실리콘 웨이퍼를 습기, 자외선, 온도변화 등으로부터 보호하는 겉유리와 EVA(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 필름, 전극 페이스트(Paste), 후면판(Back Sheet) 등으로 구성된다. 이들 부품을 웨이퍼를 중심으로 밀착시키고, 여기에 알루미늄 틀을 씌우는 것이다.
◆폴리실리콘과 태양전지의 가격혁명 = 현재 폴리실리콘은 주로 지멘스 공법으로 제조한다.
KCC는 10여년 이상 연구에 매진한 결과 2002년 국내 최초로 유기실리콘 양산에 성공했다. 이를 기초로 폴리실리콘 시험제조(파일럿) 장비를 건설해 순도 99.9999999% 이상의 양질 폴리실리콘을 만들어내고 있다. KCC는 이를 토대로 내년에 연 6000t 폴리실리콘 양산을 목표로 공장을 짓고 있다.
태양전지는 태양광 발전시설 건설비용 중 35~40% 이상을 차지해 저가화가 일반보급의 관건이다. 이를 위해선 태양광 모듈 원가의 22%를 차지하는 폴리실리콘을 값싸게 만들어야 한다. KCC는 기존의 지멘스 공법 기술개발과 함께, 폴리실리콘 제조원가를 낮추기 위해 공정이 훨씬 단순한 새로운 공법을 러시아의 전문연구소와 공동 개발 중이다. 2012년부터는 현재 가격의 절반 수준인 저가 폴리실리콘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 기술로 태양광 발전이 가능할 때까지 개발, 또 개발 = 모듈의 구성 부분 하나하나는 모두 기술 덩어리다. 겉유리는 저철분 유리를 쓴다. 일반 판유리는 철분함량이 높아 태양에너지를 차단해 발전효율을 떨어뜨린다. 태양전지 효율저하 문제를 최소화하려면 철분함량이 일반 판유리의 10분의 1 수준인 저철분 유리를 써야 한다. KCC는 유리 내 철분함량을 200ppm 이하로 줄인 저철분 유리를 준비 중이다. 현재 저철분 유리는 전량 미국·중국 등에서 수입 중이나, 20년간 판유리 제조경험을 지닌 KCC가 저철분 유리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후면판도 높은 기술을 요한다. 우수한 내후·내습성을 지녀야 한다. 현재 미국 듀폰사와 3M의 불소필름이 가장 널리 보급돼 있다. KCC는 자체 수지합성 능력과 폴리에스터(PET)·불소 필름 접착제 및 불소수지 코팅 노하우를 갖춘 장점을 이용해 KCC만의 후면판을 연구 중이다. 국내 유명 필름제조업체와 손잡고 보다 우수한 품질의 후면판을 독자 개발해 해외시장도 공략할 방침이다. 오는 2012년 상업화를 목표로 설비투자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전극 페이스트는 폴리실리콘 웨이퍼 위에 회로를 그리는 ‘물감’에 해당한다. 이 역시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KCC가 독자 개발을 수행 중이다.
노성열기자 nos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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