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태양전지 투자는 늘린다

불황에도 태양전지 투자는 늘린다

매일경제  기사전송 2008-12-10 18:01

금융위기로 기업들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태양전지사업에 대한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대기업들이 태양전지시장에 뛰어들면서 국내 태양전지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태양전지는 태양광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도록 하는 핵심 부품이다. 태양광발전소가 각광받자 태양전지는 '없어서 못 판다'는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강조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사업에 대한 관심이 증폭된 것도 산업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는 평가다. 태양전지를 만드는 과정은 반도체와 LCDㆍPDP패널을 제조하는 공정과 흡사해 이 분야 기술이 뛰어난 한국이 빠른 시간에 경쟁력을 획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태양전지시장은 현대중공업 미리넷솔라 신성홀딩스 KPE 등의 업체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한화석유화학 LG전자 삼성전자 효성 등 대기업이 줄줄이 신규 투자를 결의하고 나섰다. 김동환 지식경제부 태양광사업단장(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은 "태양전지산업이 급속도로 커질 것으로 미처 예상치 못한 대기업들이 속속 진입하고 있는 형국"이라며 "결국 태양전지산업은 반도체 같은 장치산업이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를 누가 선점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2~3년 전만 하더라도 틈새시장에 불과했던 태양광산업이 반도체산업의 궤적을 그대로 재현할 것이란 기대에 누가 시장을 선점하느냐가 핵심으로 떠오른 것이다. 한화석유화학은 올해 안에 울산 석유화학공장 유휴용지에 용지조성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태양전지 제조공장을 설립하기 위해서다. 이미 공장 설비 등에 대한 자재 구입 계약은 마친 상태다. 한화석유화학은 내년 하반기 30㎿급 설비에 대한 공장 설립을 마치고 추후 이를 300㎿급 규모로 증설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소순영 한화석유화학 부장은 "태양전지사업 진출은 한화석유화학의 비즈니스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기회"라며 "최근 실시한 채용을 통해 태양전지사업에 필요한 인력을 대대적으로 보강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따른 한화석화의 자금 부담을 얘기하지만 아직까지 신사업을 계획대로 진행하라는 것이 내부 방침이라는 전언이다. LG전자는 태양전지 분야에 지난 11월을 시작으로 오는 2010년까지 순차투자로 22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나섰다. LG전자 관계자는 "태양전지업체인 코너지 인수ㆍ합병건이 무산된 것은 금융위기로 인한 해외 변수가 컸기 때문"이라며 "신수종 사업인 태양전지에 대한 투자 자체를 보류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리스크가 큰 해외 기업 인수 대신에 자체 개발에 나서는 것이 좀 더 안전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LG전자는 2010년 1분기에 240㎿급의 태양전지 양산 공장을 완공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지난 5월 충청북도 음성에 30㎿급 태양전지 공장을 완공한 현대중공업은 내년까지 추가로 3000억원을 투자해 태양전지 생산을 연 330㎿로 대폭 확대할 뜻을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태양전지시장이 여전히 호황이기 때문에 오는 2010년 태양전지 2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이를 통해 연간 1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최근 LCD사업부에서 태양전지 연구를 전담하며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갖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래의 성장동력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올해 초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연구개발 체제를 갖췄다"며 "실리콘과 박막형 태양전지 시범 생산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삼성그룹 차원에서 태양광 수직계열화가 갖춰지는 시점에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최승훈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석유화학(폴리실리콘)~삼성전자(태양전지)~삼성물산(태양광발전소) 등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체제에서 웨이퍼 부문만 빠져 있다"며 "그룹 차원의 전략에 따라 진입 시점을 조절하는 것으로 시장이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