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태양광 발전 시스템

독일 '인터솔라 2009' 태양광 산업 시찰기

SOLAR TRADE 2009. 6. 11.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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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인터솔라 2009' 태양광 산업 시찰기
2009년 06월 10일 (수) 13:53:04 에너지경제신문 ekn@ekn.kr

실속 규모로 무장한 독일 신재생에너지 산업

#풍력발전기 안보이는 곳 없다. 독일은 發電중

   
11시간을 넘게 독일 프랑크 프르트 공항에서, 또 다시 한 시간을 갈아타며 내린 곳은 독일 남동부의 작센주 드레스덴(Dresden). 드레스덴 비행장을 낮게 비행하며 착륙을 시도하자 가깝게 펼쳐지는 유럽의 푸른 평지에 자주 눈에 띄는 것은 군데군데 모여 있는 풍력발전기였다. 우리나라에서 풍력발전기를 산과 해안에서 보던 것과는 분명 다른 풍광이었다.

이번 시찰에서 서울에서 합류하지 않고 영국에서부터 합류한 해외파견 지경부 사무관과 숙소를 같이하게 됐다. 신재생분야 정책을 연구하고 있다는 사무관과 나는 독일의 넘쳐나는 풍력에 놀랍다는 공감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옛 동독지역, 신재생에너지 분야만 성공

첫날 아침 에르푸르트(Erfurt)로 가는 버스 안에서도 여기저기 보이는 풍력발전기가 독일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현재를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또한 시찰가이드가 전하는 얘기로는 20여 년 전 독일통일 이후 높은 실업율과 고질적 불황에 시달리던 동독 경제발전을 위해 여러 분야의 시도가 있었지만 신재생에너지만 성공했다고 한다.

옛 동독지역은 냉전 시기 동구권 최고 수준의 과학 기술을 자랑했다고 한다. 우리에게 광학과 렌즈로 유명한 칼 짜이즈도 이곳 드레스덴에서 에르푸르트(Erfurt)로 가는 길에 있는 예나(Yena)지역에 본사가 있었다고 하니, 이러한 동독지역 광학기술의 발달이 오늘의 동독지역 태양광 산업의 발전을 이끌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그래서 찾아간 곳은 독일의 중부 도시, 에르푸르트(Erfurt), 튀링엔(Thuringia)주이다.

#독일의 심장부, 튀링엔주가 태양광 특구(solar valley)로 발전

   
이곳 튀링엔주의 핵심산업분야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광학(Optics)과 광학기기(Photonics), 태양광 에너지산업 분야였다. 이곳에 소재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은 닥터옵틱스, 제놉틱, 쇼트, 지멘스, 짜이즈 등 광학기업과 에르솔(ersol) 솔라, 썬웨이(sunways), 워커(wacker), 쇼트(schott), pv crisrtalox, 마스다르(MASDAR)등 약 75개 태양광 기업이 있다. 3,500명이 종사해 연매출은 6억 유로 정도다. 이 액수는 독일 전체 태양광 산업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규모라고 한다.

튀링엔주 에르푸르트(Erfurt)와 아른슈타트(Arnstadt)에 소재한 기업인 에르솔 솔라는 잉곳 웨이퍼 셀과 모듈 제조 회사로 지난해 6월에 보쉬(Bosch)의 계열사가 되었고, 실리콘계 태양전지뿐만 아니라 박막형 태양전지 생산도 2007년부터 시작했다.

이 튀링엔주에는 관련 기술고, 대학, R&D 연구센터, 기술자 교육센터, 관련 공기관 등이 함께 서로 협력하는 밸류체인(value-chain)을 형성해 산업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한마디로 ‘튀링엔주의 태양광 특구(solar valley)’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해외 여러 기업의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가 시행되고 있다. 튀링엔주 개발공사의 헤르베르트 슈튀츠 이사는 “전 세계를 이끄는 PV 클러스터로 육성할 것”이라고 비전을 말했다.

#독일 2015년 그리드패러티(grid parity) 달성 계획, 우리나라는?

독일은 태양광 산업 혁신을 가속화시켜 2015년에는 그리드 패러티(grid parity)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리디패리티는 태양광 발전 단가가 화석연료와 동일해지는 균형점으로, 이 균형점에 도달하는 시기를 앞당겨야 경쟁력이 생기고 이 시기가 되면 태양광 시장은 그야말로 ‘빅뱅’에 해당하는 폭발적 성장을 이룰 것이란 전망이다.

독일은 이러한 계획과 전망에 대한 시나리오대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설명을 뒤로 하고 돌아오는 차안에서 시찰 참석자들과 우리나라 태양광 시장의 현실에 대한 비교가 이어졌다. 분명히 독일보다는 위도가 낮은 우리나라가 일조량 조건과 화학, 전기, 전자, 반도체 산업 등 후방산업의 경쟁력이 있으니, 태양전지 생산국 세계9위인 우리나라가 세계2위 독일과 비교해 추격가능하다는 긍정적인 목소리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정부의 태양광발전차액제도의 연도별 한계용량 시행, 태양광발전차액 수익담보공사사업의 PF 대출의 폐해, 정부보조금 축소 등 현실적인 문제점들이 있다는 관련 사업자들의 여러 얘기들을 들으며, 아직도 요원한 우리나라 태양광 시장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독일의 발전차액제도를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적용하였다는데 우리나라는 무슨 문제가 있는지 더 궁금할 따름이다.

#로봇팔이 뚝딱~ 자동화 설비의 태양광 생산시설 견학

다음 목적지는 프라이부르크(Freiberg)에 있는 Solar World AG 생산공장. 우리나라에도 전북 완주과학산업단지에 합작으로 설립한 태양광 모듈공장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솔라셀 제조부터 웨이퍼, 모듈까지 생산하는 회사로, 계열회사인 Deutsche solar AG(웨이퍼 생산), Deutsch Cell AG(솔라셀 생산), Solar Factory(모듈 생산)를 가지고 있다.

 솔라셀 제조 공정을 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시찰단에게 주어졌다. 사진촬영을 금하는 지라 눈에 힘을 주고 돌아보았다. 실리콘을 가열시켜 녹이는 과정과 웨이퍼를 가는 철사로 자르는 공정, 웨이퍼에 코팅을 입히는 공정 등 직원들이 24시간을 돌아가며 공장이 멈추지 않는다는 설명과 모듈을 제작하는 자동 로봇 팔에 의해 뚝딱 모듈이 제작되어 테스트를 거치는 자동화 공정이 인상 깊었다. 포장을 거쳐 빼곡히 쌓여 있는 모듈이 이미 판매가 완료 되었다는 말과 올해 생산하는 모든 것이 이미 계약물량이라는 말 속에 이것이 독일 태양광 산업의 현주소가 아닐까 싶었다.


#독일 최대의 태양광 발전과  에너지 라이프 스타일은 GOOD!

   
장소를 옮겨 라이프치히(Leipzig) 근방의 옛 동독 군용비행장에 준공된 Solarpark Waldpolenz라는 태양광 발전소를 찾았다. 여기는 유비(Juwi)사가 설비한 건설 당시 세계 최대의 태양광 발전소(40MW급)이며 지난해에 가동되었다고 한다.

그 넓은 비행장터에 3만 3500개의 태양광 모듈이 있어서 그런지 독일에도 때 아닌 이른 여름 더위에 시찰 참가자는 태양과의 전쟁이다. 이렇게 더운 날에도 버스 차안은 에어컨을 틀었는지 천정의 송풍구 구멍에 손이 떠나질 않는다. 너무 안 튼다 에어콘! 이 지독한 버스 운전사! 게다가 발전소 견학으로 찾아간 사무실이 컨테이너 몇 개를 이은 사무실인데 거기서도 에어컨은 틀지 않고 창문을 연다.

지독한 유비(juwi)사 직원들, 엥! 자세히 살펴보니 그 동안 며칠 돌아다니며, 자동차 차안을 살펴봐도 기어가 오토는 없고, 죄다 스틱이다. 지독한 독일 사람들... 절약 정신이 몸에 베인 탓인지 가이드 버스에 올라타는 동안 예열이나 미리 에어컨 튼 적이 없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 대한 짧은 단상, 그 버스 안에서 나눈 얘기들

아무튼 40MW급이라는 어마어마한 발전량을 보며, 함께한 시찰 참가자는 “1MW급에 대충 시공비가 50~60억 드니 적게 잡아도 2000억원이네”라며 “태양광 연간 한계용량으로 앞으로는 이런 대용량의 태양광 발전소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말을 했다. 그리고 이러한 대용량의 모듈을 설치하려면 우리나라는 면적의 70%가 산지인 나라라, 가능성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폐염전이나 비행장 등에서나 가능할 듯 싶다. 땅값 높기로 유명한 우리나라가 이곳처럼 11만 평방미터의 면적을 발전소로 만들기에는 많은 검토가 있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간단한 설명을 듣고, 바로 가이드 버스를 통해 그 넓은 비행장 부지를 차로 이동하며, 태양광 모듈이 설치된 사진을 찍으며, 검은 네모의 바다 한 가운데 있는 느낌 그 자체였다. 태양광 모듈 전체가 박막형이라고 했다. 뜨거운 날씨 속에서의 발전소 투어를 마치고 차에 오르며, 또 한 번 국내 태양광 발전소에 대한 토론과 이야기들이 꽃을 피웠다.

우리나라도 세계 최대의 태양광발전소(24MV급)가 전남 신안에 가동되고 있다. 태양의 위치를 따라다니며 발전효율을 높이기 위해 추적식으로 설치되어 Solarpark Waldpolenz의 면적 6배 규모인 67평방미터에 설치된 어마어마한 규모이며, 실리콘계 태양전지다.

태양광 발전산업에 종사하는 시찰 참여자 한 사람이 이번에도 우리나라는 이제 이렇게 대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는 당분간 구경하기 어렵겠다는 얘기를 했다. 이젠 필자도 짐작할 수 있는 얘기다. 연간 지원한계용량 때문이다. 작년에는 총 257MW규모가 시장 진입한 물량인데, 올해는 한계용량으로 50MW로 제한했고 내년에는 70MW, 2011년은 80MW로 제한이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따라서 이렇게 20MW급 대용량은 다른 사업자들의 진입을 막을 수 있어 공정한 경쟁이 힘들다는 것이다. 다만 공사착공을 3개월 이내에 설비 설치를 완료해야 하기 때문에 무분별한 설치를 보완할 수 있다는 점도 있지만, 대용량은 3개월 이내에 설비의 설치를 완료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대용량 발전소 시공은 어려움이 있다는 얘기였다. 이번 태양광 산업 시찰 프로그램에 참여한 필자는 동행자들로부터 태양광 산업의 다양한 메커니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새로운 호기심과 더불어 우리나라 태양광 산업 발전을 위한 여러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마치며…

   
시찰을 마치며 필자는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에 대한 사고와 행동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기요금에 민감하지 않는 우리의 무분별한 전기사용 습관의 변화.

최근 경제위기로 원유 값이 싸졌다가 최근 몇 달 사이에 70달러에 육박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소리 없는 상승이다. 에너지 산업은 분명 한 나라의 산업구조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독일처럼 원자력발전을 포기하고 2020년까지 신재생산업을 에너지 생산량의 20%를 차지하도록 한다는 목표는 분명 한 나라의 산업구조를 변화시키는 큰 변화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것은 정부, 기업, 국민의 변화를 말한다. 생각의 변화이자 행동의 변화인 것이다.

“에너지가 가까워집니다.” 견학했던 태양광 발전소 유비(juwi)사의 슬로건이다. 우리생활에 에너지가 가까워질 수 있는 노력과 행동이 필요할 때다.
마지막으로, 이번 시찰 프로그램을 통해 일주일 동안 동고동락하며 살아있는 산업 현장을 함께 했던 인연들과의 만남이 계속 지속되길 소망한다.

독일 뮌헨=장화수 전시문화사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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