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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금리 ‘제로’시대… 명암 엇갈린 금융소비자

SOLAR TRADE 2009. 1. 12.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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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금리 ‘제로’시대… 명암 엇갈린 금융소비자
이자소득자, 정기예금 금리 석달새 2%P↓… 생활 '팍팍'
주택대출자, 주택담보대출 금리 최저 4%대… 부담 줄어
  • 한국의 은행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 은행 수신금리가 줄줄이 인하되면서 은행의 실질금리가 사실상 ‘제로 금리’ 시대를 맞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 이자 수입으로 노후를 의지하고 있는 퇴직자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이 지난 9일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2.5%로 낮추자 시중 은행의 금리는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대부분 은행의 1년 만기 예금금리는 4% 중반으로 떨어졌는데, 우리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영업점장 전결금리)는 4.3%이며 신한은행은 4.5%이다.

    지난해 10월만 해도 저축성예금 평균 금리는 6.31%였고, 당시 은행들이 취급한 정기예금 가운데 30% 이상이 7%대 고금리였던 점을 감안하면 예금금리가 불과 석달 만에 2%포인트가량 빠진 것이다. 저축은행들의 수신금리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솔로몬저축은행은 지난해 12월 초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연 8.4%까지 올렸다가 지난 9일 6.70%로 조정했다. 서울저축은행과 프라임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예금금리를 8.6%에서 7.5%로 인하했다.

    이에 따라 이자 소득자들이 체감하는 시중은행 실질금리는 제로 수준에 근접한 상태다. 실질금리는 예금금리에서 물가상승률과 이자소득에 대한 세금(세율 15.4%)을 뺀 것으로, 7월 5.9%까지 치솟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4.1%로 크게 둔화했지만 시중금리의 인하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한은은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평균 4.7%에서 3.0% 안팎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연 4.3%의 이자를 주는 예금에 가입할 경우 물가상승률과 이자소득세를 제외하면 1년 뒤 손에 쥐는 이자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이 높아 실질금리는 조만간 마이너스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금리가 계속 떨어지면서 예금은 썰물처럼 빠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은행권 수신잔액은 한 달 동안 11조원가량이 급감해 2006년 1월(-11조6000억원) 이후 최대 폭으로 줄었다.

    반면 주택담보 대출자 등 각종 대출은 부담이 크게 줄었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 10월 7.58%까지 치솟았지만 12일 기준 국민은행의 3개월 변동금리 대출은 연 4.01∼5.51%이며 신한은행 4.25∼5.55%, 우리은행 4.35∼5.65%, 하나은행 4.38∼6.08%로 낮아졌다. 국민은행에서 지난해 10월에 연 7.3%에 1억원을 대출받은 경우 그동안 월 이자는 60만8000원이었지만 이번 주부터는 39만2000원만 내면 된다.

    개인신용대출 금리도 크게 떨어져 최저 금리는 5%대에 진입했다. 신한은행의 ‘탑스 직장인 신용대출’ 금리는 연 5.85∼6.65%, 엘리트론은 5.40∼6.70% 수준이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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