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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유 1ℓ로 아파트 108㎡ 하루 난방 해결한다

SOLAR TRADE 2009. 11. 10.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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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유 1ℓ로 아파트 108㎡ 하루 난방 해결한다
대림건축환경연구센터 `에코 3L 하우스` 기술 개발 단열
성능 높이고 음식물 쓰레기ㆍ태양열ㆍ풍력 발전
2012년 아파트 건축에 적용…관리비 85%까지 절약

◆ Greenomics / 에코하우징 ④ 대덕 `에코 3L 하우스` ◆

에코하우징 ④대전시 유성구 신성동에 있는 대림건축환경연구센터(AERC)는 2006년 9월에 문을 열었다. 대림산업이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절약 관련 기술 등을 공동주택에 적용하기 위해 만든 `시뮬레이션` 공간이다. 진공 상태 실험실을 만들어 우주비행사가 우주를 가상 체험하듯 실제 아파트 6채를 짓고 여름과 겨울 등 외부조건을 조절하며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다. 박사급 인력 등 30여 명이 실제 아파트 모형으로 지어 놓은 집에서 실험한다.

지하 1층 실험실에서는 한겨울 온도(영하 8도)에서도 발코니 창에 서리가 끼지 않도록 하는 삼중 유리를, 옆방에서는 잠망경 원리로 지상의 빛을 끌어내려 지하주차장을 밝히는 기술을 시험 가동 중이다.

기자가 대림건축환경연구센터를 찾은 지난달 29일 오후는 따가운 가을 햇살 덕분에 온도계 눈금은 섭씨 27.3도를 가리켰다. 하지만 이 센터 옥상 온도는 20.8도였다. 옥상에 30㎝ 두께로 경량토(가벼운 흙)를 덮고 토끼풀과 잔디를 깔아 열을 식힌 덕이다.

◆ 에너지 새어 나가는 틈새를 막는다

집도 스스로 전기를 만든다. 대림산업은 벽면과 창문에도 붙일 수 있는 태앙광발전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 센터에 설치한 `진짜 아파트` 6채 중 핵심은 3L(Three Literㆍ스리 리터) 하우스다. 3L 하우스는 1년 동안 등유(난방용 연료) 3ℓ만으로 아파트 1㎡ 냉난방을 해결하는 에너지 자립형 주택. 지금 우리가 사는 아파트와 동일한 면적을 냉난방을 하는 데는 연간 16~20ℓ가 든다. 에너지 소비를 최대 85%까지 줄인 친환경 주택인 셈이다. 108㎡(공급면적 33평) 아파트를 하루 난방하는 데 등유 0.9ℓ면 충분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려면 일단 열이 새는 구멍을 줄여야 한다. 센터에서는 일반 창호보다 보온 성능이 4배나 높은 슈퍼 창호와 슈퍼 외단열재를 개발했다. 기존 아파트는 내벽 안에 구멍 뚫린 스티로폼 등을 넣는 내단열 방식이고, 아파트 외벽에 자재를 덧붙여 외부에 빼앗기는 열을 줄이는 방식이 외단열식이다. 외단열재를 벽에 붙인 채로 온돌식 난방 실험을 하는 아파트라 얼마 지나지 않아 땀이 났다.

유형규 연구원은 "몸을 따뜻하게 하려면 몸에 지방을 더 쌓아야 하느냐(내단열), 옷을 더 입어야 하느냐(외단열) 하는 차이"라며 "아이스박스 같이 외단열 방식과 슈퍼 창호를 사용하면 건축물 보온ㆍ보랭성을 더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자재를 함께 사용하면 냉난방 시 필요한 에너지량을 7분의 1로 절약할 수 있다.

저에너지 아파트를 만드는 기술은 다양하다. 차가운 바깥 공기와 따뜻한 집안 공기를 중간 온도로 한 번 섞어 내보내는 열교환 환기시스템을 적용하면 바로 찬 기운이 따뜻한 곳에 들어올 때보다 열 손실이 줄어든다. 지층에서 5m만 내려가면 1년 내내 섭씨 14~16도를 유지하는 지열을 이용한 공기순환 시스템도 있다.

◆ 음식물쓰레기로도 전기 만든다

옥상과 지붕에 녹지를 조성하면 아파트 최상층의 에너지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옥상 정원에 태양에너지를 직접 전기로 변환하는 태양광 가로등도 함께 설치했다.
= 등유 3ℓ로 1년 내내 냉난방을 하려면 에너지 손실을 줄이는 동시에 에너지를 스스로 만들어내야 한다. 센터에서는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등을 아파트에 효율적으로 적용하는 방법을 계속 실험 중이다. 최근에는 음식물쓰레기를 발효시켜 추출한 메탄가스로 전기를 만드는 시스템(음식물자원화시스템) 실험이 한창이다. 음식물쓰레기와 분뇨를 넣고 35도에 맞춰둔 진녹색 실험통 밸브에서 `칙~` 하는 소리와 함께 메탄가스가 뿜어 나온다.

"어!" 실험실에 있던 연구원이 서둘러 밸브 위로 라이터를 갖다 대자 불빛이 반짝 타올랐다. 달걀을 삭힌 듯한 냄새가 코끝에 머물렀다.

700가구가량에서 나오는 음식물쓰레기를 발효시켜 나오는 메탄가스로 발전하면 단지 내 가로등 100개를 켤 수 있다. 지금도 센터에서는 태양열발전, 풍력발전 시스템을 이용해 센터 내 아파트 6채 조명과 난방에 필요한 전기를 충당한다.

기술적으로는 국내외 기술을 사용해 냉난방 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제로 하우스`를 짓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

문제는 비용. 이들 시설을 아파트에 모두 시공하려면 건축비가 지금보다 40% 이상 올라간다. 시공비용을 낮추고 에너지 효율을 더 높여 공동주택에 적용하는 것이 관건이다.

대림산업은 지난 9월 녹색건축 신기술 관련 세미나에서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패시브 기술`로 냉난방 에너지를 80% 줄이고, 나머지 20%는 신재생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액티브 기술`로 에너지 사용량을 상쇄해 전체 화석연료 사용을 `제로(0)`로 맞출 것"이라고 발표했다.

◆ 2012년에 제로 에너지 아파트 짓는다

= 에너지 소비량을 획기적으로 낮춘 3L 하우스 수준은 아니지만 대림산업은 친환경 저에너지 기술을 아파트 단지에 접목하고 있다. 대구 수성, 원주 무실, 오산 세마 e편한세상 단지 내 관리동과 커뮤니티 시설에서는 3L 하우스 기술을 사용한다.

올해 7월 서울 중구 신당동에서 분양한 신당e편한세상 단지부터는 현재보다 60%대 관리비로 냉난방이 가능하게 짓는다. 2010년까지 기존 주택 에너지 소비량 절반만으로 냉난방이 가능한 아파트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2012년까지 집이 인위적인 에너지 공급 없이 스스로 발전하고, 에너지를 아껴 최적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에코 3L 하우스`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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