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앞에 다가온 2차 전력혁명 (上) ◆![]() 2030년 10월. 김전기 씨는 집안에 있는 '스마트 미터기'를 체크하면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가정 내 모든 전기 기구에서 소비되는 에너지 양을 체크하고 시간대별 요금도 확인한다. 김씨는 미터기를 보고 전기 기구의 사용도 조절한다. 하루 중에 전기 가격이 가장 비싼 시간대에는 에어컨 등의 작동을 멈춘다. 워낙 짧은 시간 동안 멈추기 때문에 기구가 멈춘 것을 감지하기도 힘들다. 세탁기와 건조기는 전기요금이 싼 야간 시간대에만 작동하도록 김씨는 조절한다. 직장 출근을 위해서 전기자동차를 탔다. 어젯밤에 충전한 전기로 오늘 하루 사용할 만한 연료는 충분하다. 오후 2시, 김씨는 온라인을 통해 '전기 거래소'에 접속한다. 집 지붕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기에서 오전 중에 저장한 전력 가운데 남은 부분을 판매해 차익을 남겼다. 이는 20년 뒤 제2의 전력혁명이 가져올 일상생활 이야기다. 제2의 전력혁명으로 주목받고 있는 '스마트 그리드'는 말 그대로 '똑똑한 전기 시스템'이다. 그동안 전력 시스템은 공급자에서 소비자로 이어지는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만 가능했다. 그러나 전기에다 IT를 결합한 스마트 그리드는'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가능케 한다. 소비자들이 실시간으로 전력 공급을 체크하고 반응한다. 미래 전력 시장에서는 공급자가 아닌 소비자가 주인공이다. 스마트 그리드 산업도 급팽창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IT와 결합해 전력설비를 신설ㆍ교체하는 수요가 발생하면서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약 10조달러의 신규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분석했다. 같은 기간 한국 스마트 그리드 사업에도 68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정된다. ◆ 똑똑해지는 전력 소비자 = 지금의 전력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이 할 수 있는 역할이 거의 없다. 고작 기계식 전기 계량기에서 전기 사용량을 확인하는 수준이다. 한 달에 한 번 전기요금 통지서를 받고 나서야 적게나마 전기사용 정보를 구체적으로 얻는다. 이런 상황에서는 전기의 가치를 생각하기 힘들고 효율적인 에너지 절약도 쉽지 않다. 그러나 미래 전력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이 똑똑해질 수 있다. 이는 지능형 계량 시스템(AMI)을 통해서 가능하다. AMI는 전력 시장에서 나오는 실시간 가격 신호에 반응한다. 이는 가정에 설치한 전기 기구에도 전달되고, 소비자는 전기 가격이 저렴한 시간대만 골라서 쓸 수 있다. 이처럼 소비자가 실시간 전기 가격을 확인하게 되면서 전력구조는 점차 중앙통제방식에서 분산적 네트워크로 변화한다. 아울러 시간대별 전력 수요 간 편차를 줄일 수 있어 장기간 안정적인 전기공급이 가능해진다. ◆ 앞으론 전기도 에너지 아닌 상품 = 2차 전력혁명으로 전기는 '에너지'가 아니라 흔히 사고팔 수 있는 '상품'으로 바뀐다. 지금도 전력거래소를 통해 일부 사업자들끼리 전력 매매가 이뤄지고 있지만 앞으로는 가정으로 확산된다. 아울러 휴대용 배터리에 대용량의 전기를 저장할 수 있고 전기자동차가 상용화되면 전기는 실질적인 상품으로서 형태도 띠게 된다. 더 나아가 일반 소비자도 전기 저장과 공급이 가능해지면 일반인들끼리 전기를 거래하는 시대도 머지않았다. ![]() ◆ 전력-IT 융합, 산업계도 지각변동 = "(전자업체로서 전기자동차 부품 등을 생산하는)히타치가 도요타의 강력한 라이벌이 될 것이다." 조 후지오 전 도요타 회장의 최근 발언이다. 스마트 그리드가 녹색성장과 맞물리면서 산업계에 지각변동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2차전지와 분산전원 등의 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 연관산업으로 신재생에너지, 스마트 그리드 가전제품, 전기차 생산도 늘어나는 추세다. 소비자 역할이 강조되면서 전력회사도 구조개편이 불가피하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지난해 유틸리티 글로벌 조사에 따르면 전력회사들은 앞으로 10년간 강력한 경쟁자로 소비자를 지목했다. 국내 대기업들도 스마트 그리드 사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 그리드협회에 가입했고 삼성SDI는 가정용과 전기차용 2차전지를 생산하고 있다. LG전자는 스마트 그리드 가정용 분야에 집중하면서 절전형 가전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친환경 전기차 분야 진출에 힘을 쏟고 있다. [기획취재팀=이진우 차장(팀장) / 강계만 기자 / 안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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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서도 전기 사고파는 시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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