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태양광 발전 시스템

독(獨)정부 과감한 지원… 5년새 50배 성장

SOLAR TRADE 2009. 2. 11.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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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獨)정부 과감한 지원… 5년새 50배 성장

조선일보  기사전송 2009-02-11 06:37 
''태양전지 생산 세계1위'' 獨 큐셀 4명이 10평 사무실에서 시작… 매출 1조5천억원 2000년 ''재생에너지 지원법'' 수혜… EU도 지원 경기침체 속 작년 매출 43% 급증, 日 샤프 눌러

중부 독일에 있는 작센-안할트주(州)의 소도시 비터펠트-볼펜(Bitterfeld-Wolfen)시(市)에 있는 큐셀(Q.CELLS) 본사. 지난해 일본의 샤프를 누르고 태양전지 생산 부문 세계 1위에 오른 글로벌 기업이다.

6층 남짓한 본사 건물 입구 한쪽 벽면에 알파벳 'Q'가 벽면 전체 크기로 새겨져 있는 게 인상적이었다. 'Q'는 'Quality'의 첫 글자로, "큐셀이 만드는 제품의 품질을 자신한다"는 뜻에서 회사명을 이렇게 지었다고 한다.

벽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Q'가 쓰여 있는 벽면은 모두 태양전지 모듈로 덮여 있었다. 프랑크 스트륌펠 홍보팀장은 "이곳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은 회사에서 필요한 에너지의 일부로 쓰인다"며 "큐셀을 찾는 외부인이 가장 먼저 느끼는 큐셀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큐셀은 지난해에만 389.2 MW(메가와트) 용량의 태양전지를 생산했다. 이는 인구 39만명 규모의 도시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용량이다.

정부의 적극 지원이 도약 비결

큐셀은 1999년, 전직 경영전략 컨설턴트와 엔지니어, 물리학자 2명 등 모두 4명이 모여 세웠다. 10평 남짓한 작은 사무실을 하나 빌려 4명이 의기투합한 '조촐한 시작'이었다.

이 작은 회사가 2007년, 태양전지 세계 시장 1위에 올라섰다. 직원수도 4명에서 2000명이 되며 몸집을 불렸다. 2001년 제품 생산을 시작한 후 6년여 만에 이뤄낸 성과다. 매출은 2002년 1700만유로(약 304억원)에서 2007년 8억6000만유로(약 1조5390억원)로 불었다. 5년 동안 50배가 넘는 놀라운 성장을 이뤄낸 것이다.

큐셀이 이런 초고속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데는 독일 정부의 '재생 에너지 장려'라는 탄탄한 토양이 밑거름이 됐다. 회사 관계자는 "1990년대 중반 슈뢰더 총리 시절 시작된 '10만 가구 태양광 보급' 정책이 태양광 시장 수요를 처음 촉발시켰고, 2000년에 제정된 재생에너지지원법(EEG)으로 태양광 시장이 급부상했다"고 말했다.

재생에너지법의 골자는 발전 차액(差額)지원제도. 태양광을 비롯해 풍력, 지열, 바이오매스 등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에너지는 석유나 가스로 생산한 에너지보다 생산비용이 비싼 만큼, 그 차액을 정부가 지원해 신재생 에너지 보급을 촉진시킨다는 것이다.

1999년 큐셀이 회사를 시작할 당시 비터펠트-볼펜시는 본사 부지를 당시 시세의 절반 가격에 제공했다. 또 시 정부는 큐셀 회사 직원들이 감탄사를 연발할 정도로 신속하게 공장과 사무실의 건축 인·허가를 처리해, 완공 4개월 만에 상업생산에 들어갈 수 있었다.

큐셀의 앤턴 밀너(Milner) 사장은 "독일 관청들은 일 처리가 신중해 '업무 진행이 느리다'고 악명이 높은데,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회사 설립만큼은 우리도 놀랄 속도로 빨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큐셀 본사가 있는 작센-안할트주와 유럽연합도 큐셀에 신재생에너지 지원자금을 내놓았다. EU는 202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전체 에너지의 20%까지 올린다는 목표 아래 관련 기업에 R&D지원 등의 명목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큐셀 측은 "올해도 연방정부가 태양광산업이 집중돼 있는 중부독일 3개주(튀링겐·작센·작센-안할트)에 4000만유로(약 714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런 '솔라붐'에 힘입어, 큐셀은 고속 성장의 페달을 밟았다. 독일의 태양광 시장 성장과 함께 큐셀도 함께 커나간 것. 큐셀은 이제 태양전지 생산기지를 해외로 펼치고 있다. 큐셀은 말레이시아와 멕시코에 각각 생산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안정된 공급선, 리더십 진가(眞價) 발휘

큐셀의 또 다른 성장 비결로는 태양전지의 핵심소재인 실리콘의 안정적인 수급이 꼽힌다. 최근 태양광 관련 산업 분야에서 폴리실리콘을 향한 세계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폴리실리콘시장에선 공급 부족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실리콘의 안정적인 공급은 '강력한 무기'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폴리실리콘은 독일 기업인 헴록과 바커, 노르웨이 기업인 REC 등 3대 메이저 업체들이 생산하고 있다. 큐셀은 2007년, 폴리실리콘 생산량 세계 3위인 REC의 지분 17.9%를 인수해 원료 공급선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반면, 2000년부터 7년간 태양전지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킨 샤프는 안정적인 공급선 확보에 실패했다. 이 때문에 샤프는 생산 능력만큼 태양전지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 밀너 사장은 "결국 세계 태양광 시장의 판도는 얼마나 안정적으로 주문 물량을 소화해낼 수 있는가에 달렸다"고 했다.

이와 함께 과감한 R&D 투자도 큐셀의 고속 성장을 낳는 원동력이다. 큐셀은 14% 수준이던 태양전지 발전 효율을 16%로 2%포인트 높이는 데만 4년을 투자했다. 밀너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 창업주들이 연구개발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탄탄한 기반을 짰다. 현재 큐셀의 연구인력은 200여명으로 전체 직원의 13%에 달한다. 연구개발 비용은 전체 매출의 10% 수준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불황 속에서 큐셀의 2008년 매출은 무려 43% 증가했다. 큐셀의 올해 매출 목표는 12억유로. 작년 10월에 세웠던 목표 10억유로를 다시 20% 늘려 잡은 것이다. 글로벌 불황이 무색하다. 밀너 회장은 "앞으로도 햇빛에서 금을 캐는 우리의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계속 끌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bor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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