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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태양광 산업 강국 가능한가?(下)

SOLAR TRADE 2010. 11. 2.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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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태양광 산업 강국 가능한가?(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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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N산업뉴스 윤경원 기자]
◇ 일본 팰타운(Pal Town) 태양광 클러스터 단지

세계 태양광 시장이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지구온난화, 에너지 문제, 경제위기 등에 대한 해결책으로서 새로운 에너지원인 태양광에 대한 세계적인 주목이 그 어느 때 보다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한때 그 성장세가 잠시 머뭇거렸지만, 기술발전과 생산단가 하락, 수요 확산으로 최근 태양광 산업은 본격적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세계 태양광 시장은 2015년까지 연평균 30%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독일, 일본, 미국, 중국 등 태양광 선진국들은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각축을 펼치고 있다. 한국도 정부 차원의 지원이 확대되고 있고 기업들도 관련 사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세계시장에서의 주도권을 갖기에는 한참 역부족한 상태다. 이에 세계와 태양광 시장의 현황을 알아보고 우리나라 산업의 발전가능성과 산업 확대의 전략 등 나아가 길에 대해 알아보는 자리를 마련한다.(편집자 주)

미국은 민관합동파트너십(TPP)을 통해 13개 기업에 1억7천만달러를 지원했고, 에너지정책법에 의해 신재생에너지 업체에 30%의 정부보조금을 지급했다. 태양광 시스템은 공제 상한선 없이 법인세의 30%를 공제받을 수 있으며, 가정용은 설치비용의 30%를 세금 공제하고 있다.

중국은 재생에너지법과 신재생에너지5개년 계획에서 2009년 3월부터 kW당 2만위안의 보조금 지급 및 대출 금리 혜택 등을 제공하고 있다. 정부가 신규 태양광 발전소 비용의 50%를 지원하고, 독립형 태양광발전 시스템의 경우에는 70%의 보조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시장 확대를 위해 2009년 3월부터 kW당 2만 위안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정부의 보조금 지급과 대출 금리 혜택으로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기술력에서도 성장해 2001년 설립된 선텍(Suntech)社는 현재 세계 선두권 업체로 자리 잡았다.

여기서 주목되는 국가는 미국과 중국이다. 이들 국가는 전 세계 태양전지 생산능력의 점유율 50%를 넘어서는 등 태양전지 신흥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데, 특히 스페인과 독일의 정책 지원이 이전보다 축소되면서 유럽이 주도하던 태양광 시장이 미국과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는 현재 세제 혜택 등으로 태양광 산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각 주 별로 신재생에너지의무할당제(RPS: Renewable Portfolio Standard)를 도입해 태양광 수요를 견인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퍼스트솔라(First Solar) 등 경쟁력 있는 태양광 기업들이 설치 사업자를 인수해 직접 발전 프로젝트를 개시하는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수요를 창출하고 있으며, 오바마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도 이러한 성장을 지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2020년까지 중국 태양광 발전량을 10GW 규모로 확대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중국 기업은 전 세계 태양광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 구도를 보면 태양광 산업은 현재 중국과 일본, 독일, 대만 등에서 큐셀(Q-Cells)과 샤프(Sharp), 선텍(Suntech), 교세라(Kyocera), 퍼스트솔라(First Solar), 모텍(Motech), 솔라월드(Solar World), 산요(Sanyo) 등의 기업들이 각 분야에서 선두를 점하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 업체인 IMS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선텍은 지난 2분기 전 세계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으로 선두를 차지했다. 이는 2008년 3분기부터 줄곧 1위를 지켜왔던 미국 퍼스트솔라를 사상 처음 제친 것으로 업계에 파란이 일고 있다. 이 기간 일본 샤프는 4분기 연속 3위를 지속했고, 트리나솔라와 잉리는 각각 전분기 대비 출하량이 16%, 14% 늘어나며 4위와 5위에 올랐다.

중국 업체의 과점화도 크게 확산되는 추세다. 2008년에는 상위 7위까지의 시장점유율이 44%에 불과했으나, 2009년에는 74%로 높아졌으며 특히 중국업체의 점유율 증가가 두드러졌다.

샘 윌킨슨 IMS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지난 2분기에는 3개의 중국 태양광 업체들이 선전했다”면서 “선텍·트리나·잉리 등 3사의 출하량 증가율은 14%로 상위 5대 업체들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성호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부회장은 “중국 정부는 지난해 태양광 산업에 346억달러를 투자하는 등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올해 선텍에 500억위안, 약 9조원을 지원했다. 중국에서 즉 1천명의 태양광분야 세계 석학을 모은다는 말이 있는데 벌써 800여명이 모였다고 한다. 돈이 사람을 모으고 사람이 모이니 기술도 발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영진 주성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은 “중국의 기본적 원동력은 정부 의지”라면서 “양으로 승부하는 중국을 기업 차원에서 따라잡기는 어렵다. 중국이 따라오고 싶어도 따라올 수 없는 영역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텔(Intel), IBM, TSMC 등 반도체 기업과 LG, 삼성, AMD 등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태양광 사업에 진출하고 있는 것도 관심을 가질만한 대목이다. 이들 기업이 태양광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태양에너지를 전력으로 바꾸는 태양전지의 제조과정이 반도체나 LCD제조기술과 유사해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독일의 설퍼셀(Sulfercell), 중국의 트로니솔라(TronySolar) 등 주로 박막 태양전지 기업에 지분을 매입해왔으며 이제는 스펙트라와트社를 통해 본격적으로 태양광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IBM은 2008년 일본 TOK(Tokyo Ohka Kogyo)와 제휴를 맺고 CIGS 박막 태양전지 기술의 라이센싱 형태로 태양광 산업에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의 반도체 기업인TSMC도 미국 CIGS 태양전지 기업인 스티온(Stion)의 지분을 매입하여 올해 연말경 공장 건설을 시작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 삼성전자, AUO 등 디스플레이 기업들도 태양광산업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양성진 LG경제연구원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기업의 태양광 산업 진출은 경쟁 구도의 변화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대규모 선행 투자와 스펙 경쟁으로 집중도를 높였던 반도체, 디스플레이 산업에서의 경험을 태양광 산업에 적용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구글, GE, 쉘(Shell) 등 태양광 산업과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던 기업들도 태양광 산업 진출을 속속 선언하는 등 다양한 기업들이 태양광 산업에 진출함으로써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태양광 전문 기업들은 증설을 통해 규모를 늘리거나 업스트림에서 다운스트림까지 수직계열화를 함으로써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노력들을 지속하고 있지만, 대규모 자본력으로 밀고 들어오는 다양한 기업들의 공세를 막아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태양광 산업은 그야말로 ‘레드오션’에 접어든 형국이다.

한국의 경우 삼성, LG, 한화, 현대 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태양전지시장에 진출하면서 활기를 띠고 있으며, 폴리실리콘 생산업체인 OCI가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 대기업은 자본력과 영업력을 바탕으로 태양전지사업을 신수익원으로 육성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 분야에 대한 투자가 늦어 기술과 가격, 시장 규모에서 중국 등 경쟁국에 한참 뒤처진 상태다.

2009년 기준 우리나라의 세계 태양광 시장 점유율은 폴리실리콘·셀·모듈 등 분야별로 4.1~14.4% 수준에 불과하다. 태양전지 생산량 기준으로는 세계 9위이지만, 세계 7대 태양광업체 리스트에 중국은 4개가 포함돼 있음에도 국내 업체는 단 한 곳도 없어 세계시장에서 인지도가 낮은 실정이다.

현재 정부는 태양광발전 지원을 위해 고정가격제를 시행하고 있지만, 2012년부터 의무할당제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 당분간 태양광시장의 성장세는 위축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다만 정부는 오는 2015년까지 태양광 사업에 약 20조원을 투자, 제2의 반도체산업(세계시장 점유율 15%)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혀 그 추이가 기대되고 있다. 태양전지업계 관계자는 “해외 시장과 더불어 국내 태양전지시장도 최근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태양전지분야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잇는 한국의 중요 산업으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전문은 화학정보 262호 참조>/윤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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