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경제로 가는 길] 2부 친환경에너지 강국들
햇살 속으로’ 10년…태양광 불밝히다 | |
[녹색경제로 가는 길] 2부 친환경에너지 강국들 ② 독일 | |
![]() |
![]() ![]() |
평균 일조량 서울의 절반 ‘열악’ 발전차액 20년동안 보장
비결은 강력한 정부정책이다. 독일 정부는 지난 10여년간 태양광발전을 선도산업으로 키우기 위한 장기적 전략을 세우고 시장이 신뢰할만한 일관되고 충분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재생에너지 정책의 모범사례로 꼽힐 정도다. 독일은 ‘석유 이후의 시대’, 석유를 대신할 미래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택했다. 여전히 원자력발전이 전체전력의 22%에 이를 정도로 비중이 높지만 2021년이면 모두 문을 닫게 된다. ‘사민당-녹색당’ 연정이 신규 원전 건설을 중단하고 가동중인 원전도 시한을 32년으로 정해 단계적으로 폐쇄키로 했기 때문이다. 한국처럼 원전확장과 재생에너지라는 두마리 토끼가 아닌 재생에너지에 ‘올인’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지난 2000년 ‘재생에너지법’이 탄생했다. 이 법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된 전기를 전력회사가 정해진 금액으로 우선해서 사들이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생산된 전력은 석탄이나 원전에 의한 전력보다 비용이 높다. 여기서 발생하는 발전차액은 정부보조금이 아닌 일반전기사용자가 분담하도록 했다. 대신 비용절감 등을 위해 매년 5%씩 줄여나간다. 신규 설비용량에 제한없이 발전차액이 20년동안 보장되는 것도 한국과 다르다. 추가비용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은 없었을까? 독일 태양에너지협회 얀크나크 마케팅팀장은 “일반 전기사용자들이 추가로 내는 비용은 한달에 1~2유로다. 당시 여론조사 결과 환경보호나 인류의 미래를 위해 충분히 지불할 용의가 있다는 답변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가격이 내려가고, 에너지 안보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확신을 준 것도 호의적인 여론 형성을 가능하게 했다. 재생에너지 가운데 가장 높은 발전차액(0.51유로/㎾h)을 받게 된 태양광발전은 이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1999년 이전 매년 10㎿ 안팎에 머물던 신규 태양광발전설비용량이 지난해엔 1500㎿까지 치솟았을 정도다. 지난해 누적설비용량도 5340㎿로 단연 앞서 나가고 있다. 이는 설비생산능력과 기술개발에서 앞서 나갈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
근래 독일 태양광산업은 ‘솔라밸리’를 중심으로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솔라밸리는 중부독일 작센-안할트, 튀링겐, 작센 등 3개 주에 걸쳐 형성되고 있는 태양광산업 클러스터다.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회사 7개를 비롯해 모두 27개사의 태양광 관련기업들이 들어서 있다. 전세계 솔라셀의 20%가 여기서 생산된다. 독일연방정부는 지난해 이 곳에 모두 4천만유로의 자금을 지원했다. 최근엔 관련연구기관까지 들어서면서 긴밀한 산-학협력도 가능해졌다.
지난 4일 작센-안할트주에 자리한 솔라밸리의 ‘심장’ 큐셀(Q-cell)을 찾았다. 큐셀은 2007년 일본의 ‘샤프’를 제치고 솔라셀 생산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선 기업이다. 1999년 경영컨설턴트와 엔지니어 각 한명과 물리학자 2명 등 4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이 기업은 현재 직원 1700여명에 연매출액 9억유로를 올리고 있다. 10년만에 이뤄낸 기적같은 성장이다. 성장비결을 묻자 프랑크 스트륌펠 홍보팀장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과 협력이 가장 중요했다”며 “2001년 이곳에 들어설 당시 주정부가 본사 부지를 시세의 절반에 제공하고 공장과 사무실 건축 인허가 절차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만큼 신속하게 도와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초기부터 연구개발에 집중적인 투자를 했던 것도 고속성장의 힘”이라고 했다. 큐셀은 연구개발인력만 전체인력의 12%인 200여명으로, 한해 매출의 10%가량을 투자하면서 새로운 기술개발과 비용절감에 주력하고 있다.
선점효과 덕에 독일 태양광산업의 미래는 어느 나라보다 밝아 보인다. 얀크나크 팀장은 “태양광 분야는 독일이 선도적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 산업정책적으로 육성해 왔다”며 “그 과실은 지금까지보다 앞으로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재생에너지의 공급네트워크를 최적화하고 에너지 저장기술 등이 함께 발전되면 태양광의 발전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덧붙였다.
작센-안할트·베를린(독일)/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