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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빛낸 기술들]건물을 통째로 발전소로 만들어요

SOLAR TRADE 2008. 12. 10.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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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소리 알아듣는 내비게이션

= 삼촌들이 중ㆍ고등학생이었을 때 좋아했던 외국 드라마 중에 '전격 Z작전'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키트'라는 이름을 가진 음성인식 자동차가 거의 주연이었던 드라마였는데 주인공이 위기에 빠져 자동차와 무선으로 연결된 시계에 '키트 도와줘'라고 외치면 어디에 있든지 자동차가 나타나서 주인공을 구해주죠.

이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요즘 새로 나오는 대부분 자동차는 사람 목소리를 인식해 움직이는 설비들을 많이 설치해놨습니다. 전자통신연구원(ETRI) 이윤근 박사님께서 개발한 내비게이션도 이와 비슷하답니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위한 음성인식 기술'은 세계 최초로 내비게이션이 사람 목소리를 인식해 길을 찾아주는 장치랍니다.

지금까지 나온 내비게이션은 화면 터치형태로 장소를 입력하기도 불편하고 입력하다가 사고가 날 가능성도 높죠. 그래서 이를 방지하려면 내비게이션 장치가 단어 수십만 개를 인식할 수 있는 음성인식 기술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그런 기술은 아직 선진국에서도 개발되지 못한 상태랍니다.

또 운전 중 생길 수 있는 소음은 음성을 인식하지 못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 잡음제거기술도 도입했죠. 이를 위해 일반인 수십 명을 대상으로 6개월 동안 사용 만족도를 조사해 완성시켰다고 하네요.

◆ 맛있는 홍합이 치료에 사용돼요

= 운동을 심하게 하다가 살갗이 찢어져 병원에 가본 사람도 있겠죠? 병원에 가면 시아노아크릴레이트라고 하는 화학 성분으로 만든 순간접착제로 찢어진 곳을 붙인답니다. 몰랐죠? 그런데 시아노아크릴레이트를 많이 사용해 신체 안에 들어가면 염증을 유발시키는 부작용이 있답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이 생각해 낸 것이 먹는 홍합. 홍합이 족사라는 실 같은 물질을 분비해 바위에 달라붙어 있는 것을 보고 생각해낸 것입니다. 홍합 접착단백질은 일반적인 화학 접착제보다 두 배 정도 접착력이 강하고 유연성도 뛰어날 뿐만 아니라 인체에 무해합니다. 문제는 홍합 1만마리에서 얻을 수 있는 홍합 접착단백질은 겨우 1g 정도밖에 되지 않아 만드는 데 가격만 8000만원이나 돼서 실용화가 어렵습니다.

차형준 포스텍 교수님은 홍합이 자연에서 하는 것을 보고 그대로 흉내낸 새로운 형태의 하이브리드 생체접착소재를 개발해 기존 접착 단백질의 문제점을 모두 해결하셨답니다. 차 교수님이 개발한 '홍합유래 스마트 생체접착소재'는 외과수술이나 성형수술에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또 홍합접착 단백질의 접착력을 이용한 환경친화적 선박용 도료, 수중 접착제, 오염방지제 등의 개발도 가능해졌답니다.

◆ 제2의 태안기름유출 사태 없다 

= 1년 전 이맘때쯤 충청남도 태안 앞바다에서 해상 크레인을 실은 예인선이 정박 중이던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와 충돌해 엄청난 기름유출 사태를 일으켰죠. 이후에 많은 자원봉사자들까지 나서서 기름 방재활동에 나섰지만 지금까지도 그 후유증 때문에 주민들은 고통을 겪고 있답니다.

이렇듯 바다에서 기름유출은 환경오염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도 엄청난 피해를 주게 됩니다. 만약 먼 바다에서 유조선이 침몰하면 배 안에 남아 있는 기름이 계속 유출되기 때문에 빨리 제거하지 않으면 바다는 심각하게 오염될 수 있죠. 보통 40m 이하인 얕은 수심에서는 잠수사가 들어가 기름을 제거할 수 있지만 수심이 깊어질수록 수압이 높고 산소가 부족해져서 일하기가 힘들어집니다.

최혁진 해양연구원 박사님께서 이번에 깊은 수심에서도 작업이 가능한 수중로봇을 개발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게 됐답니다. '침몰선박 잔존유 회수시스템'이라고 불리는 이 기술은 우리나라 자체 기술로 개발된 것으로 배 안 조종실에서 원격으로 로봇을 움직일 수 있어 수심 200m까지 작업할 수 있어요. 물 흐름에 의한 영향을 적게 받는 모양으로 설계된 로봇은 두께 5㎝의 철판을 뚫을 수도 있고, 시간당 최대 300t의 기름을 뽑아낼 수 있답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복잡한 해안선에 맞는 기름회수 시스템은 노르웨이의 한 기업이 독점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고가 나면 이 회사와 계약ㆍ장비 이동 같은 절차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비행훈련 시뮬레이터 중 6축 모션 구동장치.
◆ 비행 사고도 예방하는 시뮬레이터

= 몇 년 전 산불 진화에 나선 헬리콥터가 강한 불길과 바람 때문에 추락한 안타까운 일이 있었어요. 헬리콥터는 산불 진화뿐만 아니라 인명구조, 화물 운송까지 고난이도 임무를 수행한답니다. 문제는 헬리콥터는 비행기보다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아 사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안전비행 운항 기술이 필수적이죠.

비행사들이 좀 더 안전한 운항을 할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키는 시뮬레이터(가상 운항장치)를 전향식 항공우주연구원 박사님께서 개발하셨답니다. 시뮬레이터는 가상현실을 결합한 비행훈련 장치로 비상 상황과 고장 상황에 대비해 반드시 필요한 장치죠.

전 박사님께서 만드신 시뮬레이터는 산림청 산림항공관리본부 지원을 받아 실제 헬리콥터의 비행시험 데이터를 입력해 실제 상황과 가장 유사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답니다.

더군다나 훈련용 시뮬레이터는 200억원에 가까운 고가장비이고,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기술개발로 수입대체 효과까지 있답니다.

또 이 기술은 항공기 시뮬레이터뿐만 아니라 로봇이나 게임기, 영상물, 음향시스템, 선박ㆍ자동차 시뮬레이터 등 여러 분야에 활발히 활용될 수도 있답니다.

배 안에서 원격으로 수심 200m까지 작업이 가능한 `침몰선박 잔존유회수시스템`.
◆ 건물을 통째로 발전소로 만들어요 

= 태양광을 이용한 태양전지는 무기물을 사용해 만들었기 때문에 무겁고 값도 비쌌습니다.

그래서 이런 단점을 없애기 위해 유기물로 만든 태양전지는 산소와 수분에 민감해 전지 수명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나온 또 다른 대안이 바로 플라스틱이죠.

플라스틱 태양전지는 고분자와 탄소 60개로 만들어진 플러린이란 물질을 이용해 빛을 전기로 바꾸는 장치로 식물이 광합성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이광희 교수님께서는 전도성 플라스틱 개발 업적으로 2000년에 노벨화학상을 받은 미국 캘리포니아 샌타바버라대 앨런 히거 교수님과 공동연구로 값도 싸고 발전 효율은 높은 플라스틱 형태 태양전지를 개발하셨습니다. 연구팀이 만든 플라스틱 태양전지는 간단한 코팅만 하면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제작 공정이 무척이나 간단해졌답니다. 또 성능이 향상돼 빛이 에너지로 전환되는 효율도 매우 높아졌습니다.

이번에 개발된 플라스틱 유기태양전지는 가볍기 때문에 실용화되면 입는 컴퓨터나 MP3플레이어, 휴대전화는 물론 항로표시등, 무인 등대, 도로지시등의 전원으로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어느 곳에나 설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건물 바깥 벽이나 창문 등에 부착한다면 건물 전체를 발전소로 만들 수도 있답니다. 그렇게 되면 전기료 걱정은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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